[김승련의 현장 칼럼]2018년 여름, 폭염 속 ‘천변 풍경’

2018-07-27 2



[리포트]
폭염이 맹위를 떨치고 있습니다.

저희 채널A 앞을 흐르는청계천에도 더위를 피하러 온 분들이 여느 때보다 많습니다.

청.계.천. 우리 근현대사에서 있어 청계천은 격동의 현장이었죠.

일제 말기 소설가 박태원은 청계천을 끼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을 소설 ‘천변풍경’에 담아냈고, 1969년엔 주택 150채가 소실되기도했습니다.숭인동 판자촌 화재사건이었습니다.

70년대의 청계천 주변은 의류공장들이 들어섰고 80년대엔 민주화의 싹이 움틀 땐 광장의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역사를 지닌 청계천은 오늘도 변함없이 서울 한복판을 흐르고 있는데요. 시대는 변했지만 청계천을 찾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으로 오늘을 살고 있는지 들어봤습니다.

[장현택 님]
"더위가 빨리 갔으면 좋겠어요. 여기 개울가가 흐르니까 그나마 조금 낫습니다."

[서진 님]
"제가 100세 되는 노인 모시고 있으니까… 보시면 식사도 제대로 안 하시려 하고, 아침마다 드시라고 자꾸 싸우는데… 이것저것 안 드시니까…"

더위 걱정,가족 걱정...바로 이곳에서 하루 14시간씩 주7일 생업을 잇는 여성도 만났습니다.

[박순옥 님]
"생활이 안 되니까 지금 대출을 빼가지고 한 달을 쉬려고 있는 중이에요. 그게 제일 걱정이에요."

"손님들이 와서 맛있습니다, 고생하십니다, 감사합니다 할 때 너무 즐거워요."

"그 사람들 배부르게 해줄 수 있게 해준다는 게 행복한 거죠."

청계천이 품은 역사 못지않게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사는 사람들 청계천은 이렇듯 고단한 일상을 품어주면서 흐르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 많아도 이렇게 청계천을 거닐며 마음을 다독이는 게 우리 인생 아닐까 생각해보게 되는데요. 명말청초의 문예가 김성탄이 남겼던 말을 덧붙여 보겠습니다.

“여름 날 새빨간 소반에다 커다란 수박을 올려놓고 잘 드는 칼로 자른다.아, 이 또한 행복한 일이 아닌가.”

오늘 밤도 그리고 이번 주말도 굉장히 무더울 거라고 합니다.

김승련의 현장칼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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